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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과학과 기술 특징

블루Q 2021. 10. 8. 08:00

중세의 과학과 기술

중세 과학과 기술

중세 과학의 특징이 드러나는 이론과 사례

중세 과학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장 뷔리당 (1297-1358)과 니콜 오렘의 운동에 관한 논의를 들 수 있다. 장 뷔리당은 이른바 임페투스 이론을 체계화하여 운동에 관한 새로운 논의를 펼쳤다. 아리스토텔레스 체계에 따르면 운동은 곧 변화이므로 운동은 원인이 있어야만 하고 운동은 운동 원인이 있을 경우에만 일어난다. 이것을 사람이 돌을 던져서 돌이 날아가는 운동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사람이 돌을 던지면 처음에는 사람의 손이 운동 원인이 되어 돌이 운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일단 사람의 손에서 떨어져 나간 돌은 운동 원인이 없어지고 곧바로 돌이 멈추어야 한다. 그럼에도 돌이 계속 날아가는 까닭은 공기와 같은 매질이 돌에 계속 운동 원인으로 적용하기 때문이다. 돌이 날아 가면서 공기를 밀어내고 이 공기가 뒤로 돌아가서 돌이 지나간 자리를 다시 채우면서 돌을 앞으로 밀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임페투스 이론에서는 운동 원인을 투사체 외부가 아닌 투사체 내부에서 찾았다. 즉, 물체가 던져지면 물체 내부에 물체의 무게와 속력의 곱에 해당하는 임페투스가 생기고 이것이 물체가 날아가는 동안 계속하여 운동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천상계의 완전한 물체는 임페투스의 변화가 없으므로 항상 일정한 운동을 하는 데 비해, 지상계의 물체는 불완전하여 물체가 날아가면서 임페투스가 점차 줄어들어 결국 그 물체가 떨어지게 된다고 보았다. 이처럼 임페투스 이론은 운동을 변화라고 이해하거나 운동을 운동 원인으로 설명하는 등 기본적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체졔를 따랐지만, 아리스토텔레스 체계와 달리 운동 원인을 운동하는 물체의 내부에서 찾았다. 그리고 천상계와 지상계를 완전히 구분했던 아리스토텔레스 체계에서 벗어나 천상계와 지상계의 운동을 모두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했다. 니콜 오렘의 운동에 관한 논의는 이른바 평균속도의 정리를 기하학적으로 증명한 것에서 잘 드러난다. 평균 속도의 정리란 흔히 머튼의 평균속도의 정리라고도 하는데, 이는 14세기 무렵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머튼 칼리지에 모였던 수학과 논리학에 뛰어난 학자들이 운동에 관한 새로운 논의 과정에서 얻어진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들 머튼 그룹의 학자들은 운동의 원인을 찾는 것보다 운동 자체를 양적으로 정확하게 기술하는 일에 관심을 가졌다. 그들은 운동의 강도 곧 속도에 주목하여 등속운동과 등가속도운동을 구별하고, 자유낙하운동과 같이 속도가 균일하게 변하는 등가속도운동에서 물체가 일정한 시간 동안 통과하는 거리와 그 물체가 운동한 시간의 중간에 해당하는 속도 곧 평균속도로 같은 시간 동안 등속운동을 한 거리와 같다는 평균속도의 정리를 얻어 냈다. 니콜오렘은 이것을 아래의 그림과 같이 기하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등속운동에서 물체가 운동한 거리는 시간과 속도의 곱으로 표시된다. 예를 들어 물체가 AC의 시간동안 D의 속도로 일정하게 운동한다면, 그 사이 물체가 운동한 거리는 시간과 속도의 곱인 사각형 ACDF의 면적과 같다. 하지만 물체가 같은 AC의 시간 동안 속도가 일정하게 증가하는 등가속도운동을 하게 되면, 운동한 거리는 삼각형 ACG의 면적과 사각형 ACDF의 면적은 기하학적으로 같다. 결국 AC의 시간 동안 물체가 등가속도운동으로 이동한 거리와 같은 AC의 시간 동안 등가속도운동의 평균 속도에 해당하는 F의 속도, 곧 D의 속도로 일정하게 등속운동을 한 거리와 같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평균속도의 정리를 기하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한편, 장 뷔리당과 니콜 오렘은 지구의 자전 가능성을 논의하기도 했다. 예컨대 장 뷔리당은 천체의 일주운동 곧 천체가 하루에 한 바퀴씩 지구의 주위를 회전하는 것보다 반대로 지구가 일주운동의 축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 바퀴씩 회전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니콜 오렘은 운동의 상대성으로 지구 자전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에 따르면 바다에서 두 척의 배가 움직일 때 어느 배가 움직이는지 정확히 알 수 없듯이, 천체의 일주운동 역시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논의는 단지 지구 자전의 가능성이 있다는 철학적이고 이성적인 논증이었을 뿐이다. 그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전통적인 견해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은 세상을 움직이지 않도록 하셨다는 성경의 구절을 충실히 따랐다.